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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은 듣는다 / 강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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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2회 작성일 21-10-28 21:57

본문

테이블은 듣는다

 

 강기원

 


죽어, 테이블이 되었다


테이블은 듣는다

오전 열한 시

익숙한 그녀의 발걸음 소리

노트북을 펼쳐 자판에 손을 얹은 채 멍하니 바라보다

어제의 이야기를 빠르게 이어가는 소리

에스프레소 흑갈색 향기를 듣는다


테이블은 듣는다

오후 두 시

결별을 고하는 남자의 얼굴을

바로 보지 못하는 채

외면한 여자의 가슴이 사선으로 갈라지는 소리

태중의 아기 숨소리

세피아빛 홍차 식어가는 소리


테이블은 듣는다

오후 네시

깨알 같은 글씨의 계약서를 좌르륵 펼치며

채 읽기도 전에 서명란을 가리키는 우렁한 소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 부딪치는 소리


테이블은 듣는다

저녁 여덟 시

연인들의 은밀한 눈빛이 오가는

소리 없는 소리

맞잡은 손으로 테이블은 잠시 데워지고 

카메라에 우유 그림 보얗게 풀어지는 소리


빈 테이블 위

유령들의 독백처럼

점점이 흩어진 하루의 부스러기들

쟁반 위에 무심히 쓸어 담는 소리

듣는다, 테이블은

다만, 듣는다



계간 시인수첩2021년 봄호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7년 《작가세계 》신인상 당선
시집으로『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바다로 가득 찬 책』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지중해의 피』 토마토 개구리.  
2006년 제25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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