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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드는 풀밭 / 장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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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4회 작성일 21-11-01 20:03

본문

단풍 드는 풀밭

 

  장대송

 

 

어디 먼데서 바람이 불어온다

 

하늘에 내를 만들며 철새가 날아간다

내를 쳐다보던 풀이 단풍 들었다

풀밭에 선 나도 단풍 든다

 

단풍 든 풀밭에 송장메뚜기처럼 어둠을 걸치고 바람을 맞는다

 

바람에 풀이, 어둠이 흔들린다

 

흔들리지 말아야 어둠이다

흔들리지 말아야 풀이다

흔들려야 할 것은 오직 바람이다

 

장대송 시집 섬들이 놀다(창비, 2003)

 

 



jangdaesong-150.jpg


1962년 충남 안면도 출생
19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옛날 녹천으로 갔다』『섬들이 놀다』『스스로 웃는 매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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