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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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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8회 작성일 21-11-02 21:10

본문

대화

 

  김 록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순간이 온다

없는 순간이 온다

내 옆에 사람들이 누워 있다

가 버리는 순간이 온다

내 옆에 소리가 없다

내가 들은 것은 반쯤은 죽은 소리,

반쯤은 살아서 가 버렸다


일정한 형체가 없는 순간이 온다

쉬지 않는 시간이 열린다

내 옆에 부호(符號)들이 사라진다

다른 형태로 다시 기억된다

내 옆에 0세기가 있다

내가 아는 것은 짜임새 정도,

()이 다시 태어났다



김록 시집 광기의 다이아몬드(열림원, 2003)

 

 

 

본명 김영옥
1968년 서울 출생
건국대학교 가정관리학과 졸업
1998년 《작가세계》신인상 당선
시집『광기의 다이아몬드』『총체성』
장편소설『악담』『나는 당신의 비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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