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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건너는 성전 / 추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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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1회 작성일 21-11-07 20:59

본문

<13회 동서문학상 대상 당선작>

 

을 건너는 성전

 

  추영희

 

으슬으슬 한기로 이끄는 몸속의 길을 따라 마법에 걸린다고 한다.

말똥구리, 새의 깃털, 원숭이오줌 따위를 섞어 연기를 피우는 고대의 동굴

붉은 피로 주문을 걸어 달의 절기를 짚는다.

순결과 젊음이 수난인 고대의 나이, 사육제의 적기다.

처녀의 피가 차지 않으면 달이 차지 않을 거라 믿었다.

달이 해를 보내지 않을 거란 두려움에 싸늘한 달의 기운으로 떨었다.

늑대의 울음이 가까운 밤의 제단

달의 기운으로 해를 부르던 종족들

처녀의 긴 머리카락, 장수의 머리통을 바치며 샤먼의 달을 지난다.

다시 해가 떠오르지 않을까 두려운 왕들의 달력은

붉은 기운을 중심으로 날을 짚는다.

두려운 눈으로 꿇어앉은 어린 딸들아 어미의 아픈 피들아

처녀성을 빨리 잃고 싶은 초경을 알현한다.

이단의 희생을 제단에 올리던 때마다 순결한 달이 흘러내렸다.

사각의 우주가 모서리를 지우고 둥글게 돌고 돌아

숭배하지 않은 태양이 제 발로 고대를 빠져나오기까지

매의 발톱과 몰약과 코뿔소의 뿔 같은 것들 어렵게 구해지고

마법사의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주술을 견뎠다지.

저주를 풀듯 무사히 달 하나를 건너고 보름달이 차기 전

가장 신성한 첨탑에 깃발처럼 달이 걸릴 것이다.

개기일식을 두려워하던 달의 달력을 덮으며

밝은 해의 달력이 천기를 다 누설해버렸으니 태양력의 날을 세며

성역처럼 달을 지나는 몸

두터워진 자궁벽을 찢으며

고대의 달 아래 흘렀을 무고한 초경을 조문하듯 으슬으슬

한기로 하혈하는 달이 바야흐로

스스로의 성전이 되어 떠있다.

곧 달이요 궁전인 딸들아 어미의 아픈 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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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출생

2007  교원문학상 시 당선
2010  한국기독공보 기독신춘문예 시 당선
2012  시흥문학상 대상 시 당선
2016 동서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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