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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한 숲 / 이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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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35회 작성일 15-12-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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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한

 

  이진명


어룽이는 한 줄기 빛을 따라 돌아다니다
알지도 못한 채 발을 들인 숲이다
문자 향으로 꽉 찬 숲 향이 대단했다
나무와 초본식물들의 정밀 고요한 숨과 몸짓
바위와 작은 샘 하나의 높고 소쇄한 음률
문자 향은 어디 갈피로 발을 옮겨도 따라붙었다
문득문득 행간의 빈터에 닿으면
어떤 말없는 외로움이 볼에 닿았다
어느 숲에서도 숨 쉬게 되는 고절한 공기
마음을 몹시 빼앗는 높은 층의 고절함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숲 속을 돌았다
초인 형상의 우뚝한 철학의 바위와
맑은 음 계속 내리는 피아노 음악이 있는
바위 아래 작은 샘 쪽도 유혹 깊었지만
다음의 어느 작정한 발걸음으로 남겨 두었다
빼앗긴 마음 아까움 하나 일지 않았지만
잠까지는 너무 뺏기지 말자
알량한 생활의 계산으로
숲 향으로 척척해진 발걸음을 애써 돌렸다
이정표의 숲 이름 봐두는 걸 깜박 잊고
충혈된 눈 비비다 그만 불만 끄고 나왔다
곧 다시 가보고 싶어
여러 날 밤 불 켜 들고 찾아 들어가 보았으나
역시 길 알 수 없어 못 가고 말았다
세상 많은 일이 그렇듯이
마음 없지 않아도 이 숲 잊어야 했다
잊는 것으로 기억하게 된 숲
시간을 모르는 기억의 숲에는
미래 어느 때 알지 못한 채 또 발이 끌려들어
자욱하도록 문자 향 숲 향에 흐르며
제 숨을 같이 입출식하는
초본식물 같은 한 목숨의 형상이 있었다
풀섶 갈피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1955년 서울 출생
1990년 《작가세계》등단
시집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 』
『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단 한 사람 』『세워진 사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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