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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 장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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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1회 작성일 21-11-27 21:22

본문

  

  장요원


헐거워진 벽에 매달린 뻐꾸기 둥지에는 알이 없다

울음이 열릴 때마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시간들만 튀어나온다

고개를 내밀고 우는 저 환지통

목청이 터질 때마다

늙은 시간들이 사라진다

  

부화되지 않은 시간을 떠서 세안을 하고 뻐꾸기가 내어놓은

숲길을 걷는다

발자국 뗀 자리마다 소리가 고여 맑아지는 水位가 있다

지하철 개찰구를 지날 때도 꾹, 백화점 바코드에도 꾹,

소리를 다 소비하고 돌아와 다시

충전하는 몸들

 

울음이 부리를 침대에 묻는 시간,

현관 신발엔 하루치의 울음이 단단히 묶일 것이고

어둠은 캄캄한 잠을 품고 있다

  

이미 떠나간 시간들, 낯설지 않은 울음의 횟수가 집안을 울린다

시간이 날아다니고

부화되고 있는 숲이 뒤척이고 있다

 

계간 애지2012년 봄호


 

222.jpg


본명 장혜원전남 순천 출생

2011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2011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우리는 얼룩』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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