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달밤의 허수아비 노래 / 김신용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비 오는 달밤의 허수아비 노래 / 김신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9회 작성일 21-12-02 21:12

본문

비 오는 달밤의 허수아비 노래 

 

  김신용

 

나는 술집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 어둠이 내리고

빛의 그 앙상한 해골 위에 부드러운 살이 덮이고, 세상이

제 얼굴을 되찾는 때를, 몽롱히 턱을 괴고

온몸 누덕누덕 하꼬방을 짓는 취기에 실려, 마치 경전을 읽듯

술을 마시며, 내 몸에서 우수수 떨어져내리는

소금꽃잎을 바라보곤 했다.


내 삶의 터,

콘크리트, 그 거부의 몸짓만 우거진 공사장을 떠나

지친 영혼을 쉬게 하는 인도의 베레나스인 양, 이 저녁 시간

비틀거리며 찾아든 내 귀소歸巢의 술집,


마치 다비를 하듯 독을 마시며, 세상에---- 내 추락에 대한

증오의, 시퍼런 눈빛을 꽂아넣을 가슴이

없는 자의 그 황당한 몸부림에 홀로 저물어지곤 했다.


눈의

흰자위가 노오랗게 변하고, 뱃속에는 복수가 꿀렁이고

얼굴에는 저승꽃 같은 기미가 꺼멓게 타고

부종으로 온몸 퉁퉁 부어올라도, 지금은 종말처럼

포근히 어둠이 내리고, 술잔이 비워질 때

그리고 취기의 망치가 의식의 관절 마디마디를 내리칠 때


친구가 없어도 좋았다.

지게꾼 십 년 세월이면 세상의 어떤 아름다움에도

기대를 걸지 않게 되지 ----, 홀로 턱을 괴고

철거촌처럼 무너지고 있노라면 보였다. 못났으므로

살아 있을 가치가 있다는 의미 같은 것 ---- 무적霧笛의 신음으로 짓씹으며

나는 정말 술집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

삽도 질통도 내 생애 밖으로 내팽개치고 싶은 날.

  

김신용 시집 몽유 속을 걷다(실천문학, 1998)




PYH2017040618830000501_P2_20170406104408065.jpg


1945년 부산 출생

1988년 현대시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버려진 사람들』 『개 같은 날들의 기록』 『몽유 속을 걷다

환상통』 『도장골 시편』 『바자울에 기대다』 『잉어』 

장편소설 달은 어디에 있나 1,2』 『기계 앵무새』 『새를 아세요?』 

2005년 제7회 천상병문학상, 2006년 제6회 노작문학상,

2013년 제6회 시인광장문학상고양행주문학상

제1회 한유성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491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67 2 07-19
24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 01-26
24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 01-26
24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1-26
24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1-25
24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1-25
24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1-25
24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1-24
24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1-24
24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1 01-24
24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1-20
24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1 01-20
24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01-20
24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 01-19
24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1-19
24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 01-19
24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1-17
24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1-17
24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 01-17
24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0 01-14
24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01-14
24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1-14
24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 01-11
24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1-11
24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 01-11
24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 01-09
24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01-09
24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01-09
24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1 01-07
24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1-07
24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1 01-07
24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1 01-05
24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1 01-05
24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 01-05
24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1 01-03
24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1 01-03
24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 01-03
24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0 12-30
24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1 12-30
24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12-29
24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1 12-29
24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1 12-29
24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1 12-28
24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12-28
24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12-28
24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 12-27
24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12-27
24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 12-27
24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 12-26
24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1 12-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