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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입에 숲이 산다 / 전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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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6회 작성일 21-12-05 15:51

본문

그녀의 입에 숲이 산다

 

  전길중

 

언제 그녀가 숲을 먹었는지

올곧은 나무에 찰싹 달라붙어

그리움 딱딱 쪼는 딱따구리

옴팡진 가슴에 박힌 불씨로

짜릿짜릿한 사랑의 말을 박는다


숲이 눈감고 묵상에 들어가자

저 혼자 깨어있는 줄 안 계곡

하얀 엉덩이 까고 오줌을 싼다


다복솔 이불 들치고 커진 눈으로

호 오이 호잇 소리치는 휘파람새

사랑한다고 속살거리는 바람

못 이기는 척 받아주자

몸 비비며 기대는 나무

너는 우러러볼 하늘이 있잖니?


이런저런 망설임 혼란하여

제 자리 서 있기도 힘든데

민망하게 깨어나는 외로움

살며시 잡아당긴 삭은 삭정이

서늘한 밑동에 오래 잠긴다

  

전길중 시집 그녀의 입에 숲이 산다(언어의집,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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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안경 너머 그대 눈빛』 『제 그림자에 밟혀 비탈에 서다

울선생님 시 맞지요?』 그녀의 입에 숲이 산다

두리문학상등대문학상전북시인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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