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 김기홍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살아남기 / 김기홍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4회 작성일 21-12-08 21:37

본문

살아남기

 

  김기홍

 

 

빚으로 공사하는 회사들 자빠지고

돈맛에 벌여놓은 낙지발 회사도 넘어지고

일 끊겨 돈 못 받는 인부들 속처럼

중단된 공사장 철근도 벌겋게 삭아내려

일 구하기가 사십대 노총각 이십대 처녀 붙들기보다 힘들어

자존심이란 자존심 팽개치고

어쩌다 기별 온 공사장에 우르르 모여든 떼거지들

서로 놀라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푹 퍼진 보리누룽지 빼앗길까

으르렁대며 핥아먹는 똥개들처럼

동지는 어디 가고

콩 한 개라도 나눠먹자는 심보는 어디 가고

앞 눈치에 옆 눈치 뒤꽁지 눈치보기

아따따 이러다가 모가지가 캭! 될라

철근 많이 메고 뛰어다니기

어느 놈이 슬라브에 방석 까냐

엉덩이 바짝 추켜들고 갈쿠리질

갈쿠리 반 바퀴만 돌리며 남의 속도 따라잡기

이러다가 이러다가······

남들 체조하는 일곱 시로는 불안해

은근슬쩍 오야지 눈에 띄게

삼십 분 당겨서 어두울 때 일 시작하기

캄캄해서 손 놓기

그러다가 굶었으면 굶었지 더러워서 못하겄네

떠난 사람 뒤에 안심하기

노임에 불만 없기

집에 가면 허리가 끊어질락말락

어쩔겨 묵고 살아야 쓴디

동지가 밥 멕여주간디

양심이 돈주간디

나중에 어쩔갑세

어서 나가 어서 나가

눈치보기 뛰어다니기 양심구기기 오줌참기 똥참기

점심 먹고 안 쉬기

그러다가 오늘도 떠나가는 사람

에라이 똥개 새끼들아 잘 처묵고 잘살아라

우리가 누구 때문에 이 모냥이여

지독한 놈들

쓴 소주 나발 불고 굵은 소금 한 입 물고

소득없이 떠나가는

떠나가는 의리지기

 

김기홍 시집 슬픈 희망(실천문학사, 2002)




C151x151.jpg


1984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공친 날』 『슬픈 희망』 

제1회 농민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1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4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0 12-18
24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 12-18
24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3 0 12-13
24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0 0 12-13
24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9 0 12-13
24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0 12-09
24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0 12-09
24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12-09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5 0 12-08
24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0 12-08
24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8 0 12-08
24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0 12-07
24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5 0 12-07
24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8 0 12-07
24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8 0 12-05
24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0 12-05
24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6 0 12-05
24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0 12-02
24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12-02
24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 12-02
24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0 11-30
24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0 0 11-30
24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11-30
24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11-29
24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0 11-29
24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7 0 11-29
24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 0 11-27
24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11-27
24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4 0 11-27
23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4 0 11-24
23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2 0 11-24
23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5 0 11-23
23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7 0 11-22
23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0 11-22
23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22
23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0 11-21
23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21
23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0 11-21
23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6 0 11-21
23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0 11-17
23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 11-17
23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7 0 11-17
23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 11-17
23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 0 11-16
23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6 0 11-16
23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0 0 11-16
23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0 0 11-14
23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0 11-14
23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0 11-14
23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0 11-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