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련한 수련 / 박성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후련한 수련 / 박성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56회 작성일 15-12-29 09:27

본문

후련한 수련

   

   박성준   

 


항상 얼굴의 북쪽에서만 키스를 하겠소

한 무리의 싱거움을 조롱하고 가는 입김

수련의 속내가 태양의 뿌리를 흔들며 연못을 개봉하고

가라앉은 얼굴을 꺼내 봉인해온 말을 터뜨리면

자꾸 모르는 이름만 가시를 쥐고서 여름을 방문하고 있소

외침이 될 때까지 몸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

헤매는 춤의 하소연이란

애인의 소란스러운 울음을 감싸 안을 때처럼

반짝이는 빈틈으로 여기에 거울을 깨고 있소

모르는 말이 건너오는 동안

바늘을 쥐고 삼베처럼 웃으며 깊은 혀를 꾹 다문 수련

저기 후련하게 수련이 물을 쥐고 솟아 있소

물속을 듣던 바위의 귀는 오래오래 초록을 껴안고

시시때때 하얀 발톱들은 잇몸 근처에서 자라나오

어쩌자구 물속에는 찡그린 미간들이 그리도 많아

물의 어깨를 비튼단 말이오, 비바람과 수련이 키스를 나누는 동안

저 부력은 감은 눈꺼풀에서 풀려 나오는 힘

눈을 감고 응결하는 입술과 입술들의 향연

빗줄기의 청력이 허공과 연못을 꿰매고 있소

서로가 서로에게 눈이 없어 몰라도 좋을 얼굴, 그저 묻고 있소

향기로 취미를 가진 우울한 표정들이여, 꺼져가는 물속의 핏빛을 보오

툭 터진 엄지에서 연못을 향해 배어 나오는

개봉된 허공의 저 피를 보시오

 


  

130124_22_3_59_20130124181704.jpg

 

1986년 서울 출생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09문학과사회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201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부문 당선

시집 몰아 쓴 일기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5건 2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 0 11-30
2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9 0 12-02
2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2 0 12-01
2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2 0 12-02
2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1 0 12-03
2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4 0 12-03
2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6 0 12-04
2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4 0 12-04
2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3 0 12-07
22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1 0 12-07
22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4 0 12-08
22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9 0 12-08
22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5 0 12-09
22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7 0 12-10
22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2 0 12-09
22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6 0 12-10
22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4 0 12-11
22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3 0 12-11
22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7 0 12-14
22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2 0 12-14
22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1 0 12-15
22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7 0 12-15
22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6 0 12-16
22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3 0 12-16
22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4 0 12-17
22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5 0 12-17
22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9 0 12-18
22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2 0 12-18
22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5 0 12-21
22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0 0 12-21
22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8 0 12-22
22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6 0 12-22
22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6 0 12-23
22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7 0 12-23
22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7 0 12-24
22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1 0 12-24
21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0 0 12-28
21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3 0 12-28
21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53 0 12-29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7 0 12-29
21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2 0 05-31
21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2 0 12-30
21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8 0 12-30
21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4 0 12-31
21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5 0 12-31
21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9 0 01-04
21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1 0 01-05
21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0 0 01-05
21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4 0 01-06
21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2 0 01-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