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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다 / 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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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5회 작성일 21-12-09 20:59

본문

눕다

 

   임 봄

 

 

종일 걷다 탈진해서 바닥에 누운 뒤에야

비로소 사랑을 조금 알겠다

직립의 꿈들이 난무하는 도시에서

덩달아 영원한 직립을 꿈꾼 짐승의 비애다


눈을 감고 그대를 떠올린다

내 꿈이 자랄 때 그대는 보이지 않았고

허망한 발바닥으로 영원을 꿈꿨을 때

그대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매일 푸른 싹 위에 시멘트를 쌓았고

눈물 위에 아스콘을 짓이겨 단단함을 자랑했다

휴식과 잠은 참을 수 없는 죄악이었고

더 먼 곳을 향해 손을 내밀며 달렸다


손과 발이 빠르게 사라진다

배꼽의 흔적이 빠르게 사라진다

참을 수 없는 모욕의 세계에서

우리의 얼굴은 더 빠르게 사라진다


죽지 않는 직립의 꿈을 놓은 후에야

비로소 그대를 조금 알겠다

가장 낮은 모습으로 그대 곁에 누워서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푸른 영원을 알겠다


모든 사랑의 역사가 밤에 이뤄지는 건

숙명 아니면 천형,


내게 있는 모든 관절을 구부려

바닥까지 몸을 낮추고

순하게 두 귀를 눕혀 눈을 감은 뒤에야 비로소

빛나는 그대가 온다는 것은 

 

계간 시인광장20159월호

 




임봄시인.jpg


1970년 경기도 평택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 박사과정 수료

2009년 계간애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2013년 계간시와 사상평론부문 당선

시집으로 백색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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