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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화분에 물주기 / 이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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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6회 작성일 21-12-13 21:32

본문

빈 화분에 물주기

 

  이근화

 

어디에서 날아온 씨앗일까

누가 파 온 흙일까

마시던 물을 일없이 빈 화분에 쏟아부었더니

며칠 지나 잎이 나온다

욕 같다

너 내게 물 먹였지

그러는 것 같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그러면 속이 시원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볕이 잘 드는 곳으로 옮겨 주었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그런데 끝까지 모르겠다

너 누구니, 아니 댁은 누구십니까

잎이 넓적하고 푸르다

꽃 같은 것도 피울 거니

그럼 정말 내게 욕을 하는 거야

안녕하십니까, 묻지 마 내게

당황스럽잖아 나더러 어쩌라고

계속 물을 주어야 한다

불안하면 지는 거다

그런데 더 주어야 하나 덜 주어야 하나

그늘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는 거다

너는 어디서 왔니

족보를 따지는 거다

상상하는 거다

너 아무것도 아니지

나의 몽상이구나

나란 망상이구나

죽고 없는 거구나

잘 살기란 온전하기란

불가능한 거구나

빈 화분에 물을 주며

나는 하루하루 시들어 간다

최선을 다해 말라 간다

 

이근화 시집 뜨거운 입김으로 구성된 미래(창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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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2004년 ≪현대문학≫ 등단
2009  윤동주 젊은 작가상 수상
시집 『칸트의 동물원』『우리들의 진화』『차가운 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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