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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기쁜 나무 / 함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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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6회 작성일 21-12-23 20:03

본문

울이 기쁜 나무 

 

  함동진

 

 

나는 겨울이 오면 기쁜 나무입니다.

 

봄은 어찌 지났는지 기억에 없고

풋것으로 어릴 적 내내

산새가 비웃고 산짐승이 얕보고

내 엄마조차 가지와 잎으로

좁쌀 자욱한 나를 가리고

바깥세상 가리워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었습니다.

 

가을 동안 단풍든 나무들

뽐내며 으쓱대던 산비탈에서

나는 외로웠습니다.

 

삭풍이 훑고 지나간 겨울

낙엽 떨궈 볼품없는 앙상한 숲에

흰눈이 사락사락 나리는 날에는

산은 새하얀 도화지

나와 친구들은 빨간 부채춤을 추는

수채화가 됩니다.

 

비로소 산새와 산짐승들이

우러러보는 빨간 숲

나는 겨울이 오면 기쁜 팥배나무입니다.

  

계간 오늘의문학2001년 봄호


  



1994크리스찬문학시부문 등단

1998아동문학동시부문 등단

1994오늘의문학수필부문 등단

문집 창녀의 마음

시집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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