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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감 / 이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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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1회 작성일 21-12-23 20:09

본문

이물감

 

  이해존

 

원숭이가 털을 고르듯

쭈그려 앉아 바닥에 놓인 신문을 읽듯

쌀알을 휘저어 돌을 골라낸 적이 있다

고르는 것과 골라낸 것을 갈라놓고

같은 색깔이 될 때까지

쌀알이 나를 집중할 때까지

촉감이 파고든다

모래사장에 깔아놓은 은박지

앉은 자리를 향해 오므라드는 바닥

흘러 들어온 모래 몇 알이

모래사장보다 따갑다

옷에 달라붙은 고양이 털을 떼어내다

고양이 털로 짠 스웨터를 생각한다

가장 가까웠던 사이가 핏기를 잃어가는 순간

나를 본뜬 차가운 손을 만질 때

낟알 껍질이 목에 걸린 것처럼

몸속에 돋아나는 촉감

밥을 먹다 돌을 깨문다

무방비 상태에서 불현듯 솟아나는 것

온통 나를 골라내는 순간

남겨지는 것

식탁에 앉아 잠시 선명해진다

 

​―월간 시인동네2019년 봄호




이해.jpg


1970년 충청남도 공주 출생

2013 <경향신문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당신에게 건넨 말이 소문이 되어 돌아왔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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