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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 아침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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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60회 작성일 15-12-31 09:00

본문

온 아침

 

이영광

  

천지가 눈을 쓴 채 가만히 있다

지붕들도 나무들도

각(角)이 안으로 무너졌다

만만하여,

만만치 않다

마을 속의 마을

마음 속의 마을

겉으로 부풀어 둥글다

안팎이 있다면 다들

꼴이 같으리

당신, 누구와 한편

되어본 적 있어?

당신 편 하얗게 지우고

누구 편에 가 서본 적 있어?

물어쌓는 눈발

  

눈을 쓸면 새 길이 난다

세상의 모든 딜을 낳는 골목

후미진 모퉁이에서

저 미지의 길끝까지 걸어가

가가호호(家家戶戶)

따뜻하게 쓸어오고 싶다

눈 온 아침

 

leeyg.jpg

 

경북 의성 출생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98년  《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직선 위에서 떨다』 『그늘과 사귀다』『아픈 천국』
『나무는 간다』등
2008년 노작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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