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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 / 안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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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4회 작성일 21-12-29 19:41

본문

연리지連理枝

 

  안행덕

 

말없이 돌아누워 잠 못 드는 늙은 부부

등을 마주 댄 채 궁리 중이다

낮에 토닥거림, 마음에 걸려 뒤척인다

나란히 누워도 등 돌린 사이

부대낀 세월, 오십 년이 파노라마로

두런두런 지나가고 있다


청실홍실 엮으며 청사초롱 불 밝히는 날

뿌리는 달라도 이제는 하나라고 약속했는데

사는 동안 수없이 마음은 갈라섰다가도

둘 사이 이어진 잔가지를 바라보며 살았지


뿌리는 달라도 하나로 통하는 우리라고

심사를 달래는 동안

나무 등걸처럼 거칠어진 주름 사이로

젖은 숨소리 들린다

아직 우리는 살아있구려

슬며시 맞잡은 손과 손

강물처럼 흐르는 정이 상처를 꿰맨다

 

안행덕 시집 비 내리는 (세종출판사, 2015)

 


안행덕.jpg


2005년 시와 창작으로 등단

시집으로 꿈꾸는 의자』『숲과 바람과 』『삐비꽃 연가

비 내리는 강바람의 그림자『빈 잔의 자유 

2008년 푸쉬킨 문학상. 2009년 후백 황금찬 문학상 수상

2014, 2016년 부산 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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