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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기억 / 장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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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5회 작성일 22-01-03 12:03

본문

나무의 기억

 

   장상관

 

 

종이가 물을 한 번 품더니 부풀었다

희망을 품은 거다 물결무늬로

흠뻑 젖은 책

햇볕에 말리니 더 두꺼워졌다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영영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경직된 물결들 있는 힘껏

서로 엉겨 붙었다

그리웠던 숨결을 품었으니

더 이상 잊지 않으려는 각오겠다

예상외로 깐깐하다

부드러웠던 성품이 묘연하다

각성하는 중이겠다 나무였던 숲을

그리겠다 새 멧돼지 사슴을

잊었던 모든 인연이 아롱거리겠다

동굴은 밖이 두렵고 밖은 동굴이 두렵듯

흠뻑 젖었던 성향은 쉽게 바꿀 수 없나 보다

한번 맛본 희열이

노름꾼 애인이 이랬다  

 

계간 시선2021년 겨울호


 

jangsangkwan-140-1.jpg


경남 창녕에서 출생

2008년 문학·》 등단

시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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