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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 최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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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7회 작성일 22-01-11 12:19

본문

 

  최정례

 

 

외국에 나와서 제일 그리운 것은 국이다

국물을 떠먹으면서 멀리멀리

집으로 떠내려가고 싶은 것이다


너무 추워서 수프를 시켰는데

쟁반만 한 대접에 가득 수프가 나왔다

김도 나지 않으면서 뜨거워 혀를 데었다

너무 짜고 느끼하고

되직해 먹을 수가 없었다

몇 숟가락 못뜨고 손들었다

국이란 흘러가라고 있는 것이다

후후 불며 먹는 동안 뜨거운 내 집으로

흘러가 몸을 맡기는 것이다

그런데 내 집은 어디에 있나

내 집에 돌아가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나

왜 여기 나와 헤매고 있나

여행이란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맘에 드는 곳에 고여 있는 것이다

거기 머물며 내 집을 생각하는 것이다

내 집이 어디 있는지 과연 내 집이

어디 있기는 있는 것인지

국을 그리워하며 떠내려가보는 것이다

 

최정례 시집 빛그물(창비, 2020)




최정례시인.jpg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1990현대시학등단(2021년 별세)

시집 햇빛속에 호랑이』 『붉은 밭』 『레바논 감정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 『캥거루는 캥거루고 나는 나인데

개천은 용의 홈타운레바논 감정

백석 시 연구서 백석 시어의 힘』등

산문집 시여 살아 있다면 힘껏 실패하라

15회 미당문학상, 8회 오장환문학상

14회 백석문학상, 52회 현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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