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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 임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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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4회 작성일 22-01-20 12:44

본문

김씨

 

  임희구

 

 

쌀을 씻어 안치는데 어머니가 안 보인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어머니가 계실 것이다

나는, 김씨! 하고 부른다

사람들이 들으면 저런 싸가지 할 것이다

화장실에서 어머니가

!

하신다

나는 빤히 알면서

뭐해?

하고 묻는다

어머니가

, 그냥 앉아있어 왜?

하신다

나는

그냥 불러봤어

하고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인다

언제 나올지 모르는 똥을 누려고

지금 변기 위에 앉아 계시는 어머니는

나이가 여든다섯이다

나는 어머니보다 마흔한 살이 어리다

어려도

어머니와 아들 사인데 사십 년 정도는 친구 아닌가

밥이 끓는다

엄마, 오늘 남대문시장 갈까?

?

그냥

 

엄마가 임마 같다

 

―《사이버 문학광장20127월호

 

 

임희구.jpg


1965년 서울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방송대 국문과 졸업

2003년 생각과 느낌으로 등단

시집으로 걸레와 찬밥』 『소주 한 병이 공짜』 

2003년 제12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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