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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눈사람 / 김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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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70회 작성일 16-01-05 08:33

본문

초록의 눈사람

 

 김중일

 

사지가 많이 나뉠수록 완벽해진다고
아름다워질 거라고 눈사람은 믿었다.
눈사람은 지금 제 옆에 선 나무가 되고 싶었다.

 

눈사람은 나무였다.
바람이 나뭇잎을 굴리고 뭉쳐 초록 눈사람을 만들었다.
나무는 눈사람이었다.

 

초록의(衣) 눈사람 ; 눈사람이 입은 초록 옷.
잎과 잎 사이, 올과 올 사이에 반짝이는 아침
햇빛이 정교하게 수 놓인 옷.
공중을 초록실로 자아 만든 옷.

 

‘옷’이라는 글자는 사람을 닮았다.
계절마다 서로의 몸을 바꿔 입었다.
겨울에는 나무가 눈사람이라는 옷을.
여름에는 눈사람이 나무라는 옷을.

 

매일매일 석양을 뒤집어쓴 적록색 옷.
나무라는 눈사람이 입은 적록색 옷.
저녁의 나무는 지구라는 우주선이
명왕성으로 이륙하며 뿜어내는 추진 화력.

 

잔뜩 둥글게 웅크리고 자는 눈사람이 있다.
사지가 많이 나뉘고 갈라진 것은
최대한 더 작고 단단하게 웅크리기 위한 것.
더 멀리 오래 날아가기 위한 것.
지구의 사지를 펼치면 우주를 뒤덮고
창틀의 먼지 하나가 사지를 펼치면
지구를 다 덮고도 남을 것.

 

가지는, 무수하나 단 하나도
같은 곳을 가리키지 않는 나무의 손끝이다.
나무의 손끝이 가리키고 있는 공중의 끝
끝의 공중은 눈사람이 살던 빈집이다.

 

지상이라는 망루 위의 눈사람은 집에 가고 싶다.

 

commonCAABC62X.jpg

 

1977년 서울 출생
200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국경꽃집』『아무튼 씨 미안해요』『내가 살아갈 사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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