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몽니 / 정영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백년의 몽니 / 정영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9회 작성일 22-02-07 17:11

본문

백년의 몽니

 ―흙집의 내력

 

   정영주

  

 

울퉁불퉁한 벽에 석고를 바른다

닳고 닳아 무너져내리는 흙집의 내력

백 년의 시간이 적힌 누옥의 문장 앞에서

내 문자는 호흡이 짧아진다

푹푹 패인 곳에 더 힘이 들어가 있는 문장

쏠리는 힘 쪽을 버티다

기어이 흘러내리는 흙집에

내 유목의 시어가 덧대진다

 

바람이 슬어 논 벽 구멍 벌레들에게

반죽한 석고를 먹인다

아무렇게나 천장에 획을 긋고 있는

검은 서까래의 고집스런 압축들

거친 야성일수록 지독한 미학이다

서까래 검은 때를 벗겨주고 옻칠 서너 번 하면

긴 세월 허공을 버텼던 고독한 시에 광채가 날까

 

옛것일수록 배열이 없는 배열이다

여기저기 들쑥날쑥 울퉁불퉁 뒤틀려 있지만

드센 바람과 쓰라린 여정과

거꾸로 돌려온 시간의 이력으로 집을 고치고 쓴다

 

내 손가락과 발바닥과 몸뚱이가 백 년의 몽니를 닮는 중이다 

 

반년간 상상인20221월호



정영주.jpg

1952년 서울 출생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졸업

199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아버지의 도시』『말향고래』『달에서 지구를 보듯』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8건 1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5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 2 02-24
25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1 02-24
25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02-24
25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1 02-23
25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1 02-23
25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02-23
25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4 2 02-22
25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1 02-22
25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3 0 02-22
25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2 02-21
25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1 02-21
25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2 02-21
25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1 02-18
25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1 02-18
25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1 02-18
25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1 1 02-16
25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1 02-16
25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 1 02-16
25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2 02-15
25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2 02-15
25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1 02-15
25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1 3 02-14
25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1 02-14
25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1 02-14
25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3 02-11
25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3 02-11
25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7 3 02-11
25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2 02-10
25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2 02-10
25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2 02-10
25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2 02-09
25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2 02-09
25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2 02-09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1 02-07
25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2 02-07
25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2 02-07
25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2 02-06
25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2 02-06
25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1 02-06
24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1 02-04
24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1 02-04
24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1 02-04
24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1 02-02
24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0 02-02
24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4 0 02-02
24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4 1 01-30
24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6 1 01-30
24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8 0 01-30
24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1 0 01-27
24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 0 01-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