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몽니 / 정영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백년의 몽니 / 정영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7회 작성일 22-02-07 17:11

본문

백년의 몽니

 ―흙집의 내력

 

   정영주

  

 

울퉁불퉁한 벽에 석고를 바른다

닳고 닳아 무너져내리는 흙집의 내력

백 년의 시간이 적힌 누옥의 문장 앞에서

내 문자는 호흡이 짧아진다

푹푹 패인 곳에 더 힘이 들어가 있는 문장

쏠리는 힘 쪽을 버티다

기어이 흘러내리는 흙집에

내 유목의 시어가 덧대진다

 

바람이 슬어 논 벽 구멍 벌레들에게

반죽한 석고를 먹인다

아무렇게나 천장에 획을 긋고 있는

검은 서까래의 고집스런 압축들

거친 야성일수록 지독한 미학이다

서까래 검은 때를 벗겨주고 옻칠 서너 번 하면

긴 세월 허공을 버텼던 고독한 시에 광채가 날까

 

옛것일수록 배열이 없는 배열이다

여기저기 들쑥날쑥 울퉁불퉁 뒤틀려 있지만

드센 바람과 쓰라린 여정과

거꾸로 돌려온 시간의 이력으로 집을 고치고 쓴다

 

내 손가락과 발바닥과 몸뚱이가 백 년의 몽니를 닮는 중이다 

 

반년간 상상인20221월호



정영주.jpg

1952년 서울 출생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졸업

199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아버지의 도시』『말향고래』『달에서 지구를 보듯』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5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1 01-27
29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1 06-07
29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 1 01-02
29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0 04-08
29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 0 03-10
29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1 04-06
29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1 01-08
29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1 02-12
29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0 03-29
29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0 04-11
29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1 06-17
29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2 02-21
29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3 02-14
29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1 04-06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1 02-07
29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9 0 05-10
29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1 05-03
29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2 01-03
29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1 1 05-23
29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 0 04-12
29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 1 03-29
29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 1 04-17
29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6 0 11-21
29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 0 04-03
29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 1 04-04
29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 1 06-06
29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0 12-07
29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3 1 11-13
29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3 1 02-04
29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1 06-07
29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2 02-06
29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1 02-18
29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1 01-02
29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0 03-31
29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0 04-27
29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1 01-12
29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12-09
29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04-26
29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1 04-05
29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 1 03-23
29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1 01-03
29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21
29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21
29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22
29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2 06-15
29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0 11-27
29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 1 11-15
29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 1 11-28
29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2 02-09
29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 03-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