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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 90 / 채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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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9회 작성일 22-02-15 12:29

본문

90

 

 채재순

 


눈이라도 내릴 듯 낮아진 하늘

이런 날이면

집 곳곳에 자리한

나무를 찾아간다


연못가 수양버들

내 슬픔을 읽었는지

눈을 들여다보며

푸른 가지를

팔에 슬며시 얹는다


그동안 세상에 떠 있느라

구멍 숭숭 뚫리고 줄기도 없이

헛발질의 시간 보냈으며


사막 덤불로

바람 따라 모래언덕 올라가기도 하고

굴러떨어지기도 하던 날들


오늘, 그대는

나무 울타리에 섞여 들어가 살고 있는

산사나무인가요


울타리가 된 탱자나무인가요

 

계간 시와소금2021년 가을호



채재순.png


199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나비봄 들녘을 날아가다

그 끝에서 시작되는 길』 『바람의 독서』 

11회 강원문학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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