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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 김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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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2회 작성일 22-02-16 20:52

본문

하필

 

  김수우

 

 

문자가 왔다

몇달 시를 배우다 연락 끊긴 경조씨가 하늘로 떠났단다

근육병 앓던 장수씨 첫 시집 나오고 열흘 만에 흙이 되었단다

하필, 하필

 

오른쪽 왼쪽 구두처럼 두개 부고가 동시에 도착한

순간, 무명 시인 두 죽음이 총성같이 나를

뚫는데, 처음 본 몰티즈가 종아리를 물었다

시의 이빨이 박혔다

벼르고 벼른 듯

죄를 묻는 그 뾰족함, 그 증발, 그 입체성

 

노을이 왈칵 쏟아졌다

파상풍을 걱정한다 시를 떠났는가 시에 도착했는가

절룩거린다 어느 하늘까지 날아갔는가

소독약을 바른다 어디쯤서 바리공주와 마주쳤을까

 

백살 넘은 사람처럼 웃던 그들은 눈치챘던가

생이란 시커먼 멍이 잉크처럼 묻어나는 비밀 편지임을

 

감염된 순례들은 보이지 않는 데서 분열하며 뭉치가 될까

저 혼자 금 가고 저 혼자 아무는

바람의 건반들

향불도 없이 시의 그물눈들 어질어질 허공을 잇는다

 

파상풍 주사를 맞았는데도

이빨 자국 선명한 피멍은 며칠째 부어오르고

 

하늘 아래 누군가 시를 쓰고 있었다 

 

김수우 시집 뿌리주의자(창비, 2021)


  

김수우.jpg


1959년 부산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 졸업

1995년 시와시학》 등단

시집으로 길의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젯밥과 화분』 『붉은 사하라』 『몰락경전

산문집 쿠바춤추는 악어』 『유쾌한 달팽이』 『참죽나무 서랍

스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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