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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공식 / 이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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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6회 작성일 22-02-18 15:46

본문

의 공식

 

   이기와

 


칼을 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빈틈없이

아니다, 계절은 없다

생명이 살해된 마당에 마른 목을 접고 앉아

숫돌에 응징의 칼을 가는 자에게 계절은 없다


분노의 울렁임을 칼날이 알아듣도록

저주의 소름을 칼날이 흡수하도록

바람이 구름을 내몰 듯 침묵의 변방에 꿇어앉아

분노의 윤곽이 유리꽃병처럼 뚜렷해질 때까지

응어리진 칼을 간다


꽃꽂이를 하듯 손을 델 수도

물을 갈아 줄 수도 없는

멍빛 눈물로 깊어진 분노의 심층에서

안쪽 날을 갈다 보면 칼날이 바깥으로 눕는다


분노는 중심을 지킬 때 예리한 법

칼 가는 그를 옹호하듯 등 뒤에서 복사꽃 핀다

분노의 집중과 분산에 따라 칼날이 섰다가도 눕는다

칼날은 섰다가 눕기를 반복하면서

나이가 차고 세월을 먹는다

갈고 갈다 어느 날 안팎이 닳아 칼등만 남은 칼

칼등마저 갈고 나면

어느 새벽 칼은 없다


그는 쉬지 않고 칼을 간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칼을 허물었던 것


응징이 자기한테로 향해 칼집에 꽃을 꽂게 하기도 한다

 

계간 문학과 사람2021년 봄호


 

 

이기와.jpg


1997년 <문화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 『그녀들 비탈에 서다

산문집 시가 있는 풍경』 『비구니 산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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