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공식 / 이기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칼의 공식 / 이기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5회 작성일 22-02-18 15:46

본문

의 공식

 

   이기와

 


칼을 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빈틈없이

아니다, 계절은 없다

생명이 살해된 마당에 마른 목을 접고 앉아

숫돌에 응징의 칼을 가는 자에게 계절은 없다


분노의 울렁임을 칼날이 알아듣도록

저주의 소름을 칼날이 흡수하도록

바람이 구름을 내몰 듯 침묵의 변방에 꿇어앉아

분노의 윤곽이 유리꽃병처럼 뚜렷해질 때까지

응어리진 칼을 간다


꽃꽂이를 하듯 손을 델 수도

물을 갈아 줄 수도 없는

멍빛 눈물로 깊어진 분노의 심층에서

안쪽 날을 갈다 보면 칼날이 바깥으로 눕는다


분노는 중심을 지킬 때 예리한 법

칼 가는 그를 옹호하듯 등 뒤에서 복사꽃 핀다

분노의 집중과 분산에 따라 칼날이 섰다가도 눕는다

칼날은 섰다가 눕기를 반복하면서

나이가 차고 세월을 먹는다

갈고 갈다 어느 날 안팎이 닳아 칼등만 남은 칼

칼등마저 갈고 나면

어느 새벽 칼은 없다


그는 쉬지 않고 칼을 간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칼을 허물었던 것


응징이 자기한테로 향해 칼집에 꽃을 꽂게 하기도 한다

 

계간 문학과 사람2021년 봄호


 

 

이기와.jpg


1997년 <문화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 『그녀들 비탈에 서다

산문집 시가 있는 풍경』 『비구니 산사 가는 길』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5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6 1 02-18
5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0 04-18
5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1 11-07
5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3 0 02-25
5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3 1 11-24
5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2 05-05
5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2 05-28
5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0 1 06-24
5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0 06-19
5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1 11-24
5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0 01-15
5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0 04-05
5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2 02-10
5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0 11-07
5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1 11-04
5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6 0 01-28
5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0 11-11
5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3 0 11-04
5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3 2 12-26
5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3 1 01-03
5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0 04-06
5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0 08-09
5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1 0 12-27
5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1 2 12-11
5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 03-14
5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 03-20
5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6 0 05-29
5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5 0 03-05
5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2 0 02-12
4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1 0 02-15
4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1 1 11-10
4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1 1 12-28
4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0 12-27
4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0 07-06
4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9 1 12-18
4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8 1 01-31
4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7 0 03-04
4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7 0 01-14
4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08-25
4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01-20
4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1 11-07
4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1 05-03
4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1 0 06-09
4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1 1 10-09
4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1 1 12-14
4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0 0 05-04
4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0 0 11-30
4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9 0 02-25
4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8 1 01-03
4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6 0 11-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