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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물밑 / 백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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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23회 작성일 22-02-22 12:59

본문

픔의 물밑

 

   백무산

 

 

납물이 흘러든 듯이 몸이

바닥이 꺼졌다

숭숭 구멍 뚫린 짓은 몸에

풍장이 진행된 듯이 몸이 빠져 나갔다

몸이 부족해서 며칠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보다 못한 여자가 나를 보살폈다

가진 몸이 전부인 여자

무성한 참나무 같은 여자

보살핌이란 몸을 흘려주는 일이었다

 

비루먹은 개 같은 몸으로

푸줏간 같은 여자를 씹어 먹었다

낮은 곳에 기울어진 내 몸에

여자의 몸이 상류처럼 흘러들었다

 

가섭은 꽃을 들었다

몸 중의 몸을

  

월간 현대시20182월호

 



081023_baek1_lmedia.jpg

 

1954년 경북 영천 출생
1984년 「민중시」 1집에 '지옥선'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이상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
시집 『만국의 노동자여』 『동트는 미포만의 새벽을 딛고』 『초심 』

『길밖의 길』 『거대한 일상』

『폐허를 인양하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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