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의 샘물 / 정유화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석의 샘물 / 정유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8회 작성일 22-02-28 12:41

본문

석의 샘물

 

   정유화

 

 

나를 미워하며 떠난 사람들 때문에

자주 갈증이 났다.

그래서 날마다 마음에 샘물을 팠다.

얕게 팠는지

해가 뜰 때에는 금방 말랐고

비가 올 때에는 모래와 함께 무너지기도 하였다.

 

피던 꽃들이 와서는 하고 비웃고 가고

지나던 새들이 하고 비웃고 가고

안면 있는 얼굴들이 하며 스쳐 가도

선한 생각으로 샘을 팠다.

쓴 물이 나서, 메웠다가 다시 팔 때에는

미워하며 샘을 팠다.

 

일생을 다하여도 파지 못할 것 같아

가슴을 텅텅 치며 하늘을 우러러볼 때

가슴속 어딘가에서도 텅텅 소리가 따라 나왔다.

궁금해서 몇 날을 굶어가며 파고 또 파 들어가다가

어둠 속 바닥에 깔려 있는 반석을 발견했다.

 

미움의 세월이 몰래 만들어낸 저 단단한 반석

깨뜨려야만 버릴 수 있는 저 무거운 바윗덩어리

나는 핏대를 세우며 망치로 반석을 쳤다.

~” “~” “~” 하는 순간,

! 깨진 틈에서 터져 나오는 이 물, 이 샘물

! 미움이 깨질 때에 나오는 이 생명의 물

 

꽃과 새와 해와 달과 얼굴들

깨진 그릇처럼 떠난 이들을 날마다 불러 모으리라.

반석의 샘을 지닌 이 몸 

 

계간 시산맥2022년 봄




정유화시인.jpg


1962년 경북 선산 출생

1987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떠도는 영혼의 집

청산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 『미소를 가꾸다』 

2004년 중앙문학상 수상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8 1 08-12
28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6 1 08-19
28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1 08-19
28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1 08-19
28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9 1 08-27
28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1 08-27
28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9 1 08-27
28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8 1 09-07
28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1 09-07
28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2 1 09-07
28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8 1 09-22
28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7 1 09-22
28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1 05-03
28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1 09-22
28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1 09-28
28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3 1 09-28
28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 1 09-28
28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1 10-09
28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1 1 10-09
28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1 10-09
28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8 1 10-15
28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 1 10-15
28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6 1 10-15
27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1 10-29
27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6 1 10-29
27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1 10-29
27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5 1 11-06
27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1 11-06
27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7 1 10-16
27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6 1 11-06
27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3 1 11-10
27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3 1 11-10
27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4 1 11-14
27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6 1 11-14
27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1 11-18
27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1 11-18
27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1 11-24
27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1 11-24
27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1 11-30
27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1 11-24
27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7 1 11-30
27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9 1 11-30
27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4 1 12-03
27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2 1 12-03
27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7 1 12-04
27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1 12-04
27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1 12-08
27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1 12-16
27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1 12-16
27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1 12-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