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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석의 샘물 / 정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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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0회 작성일 22-02-28 12:41

본문

석의 샘물

 

   정유화

 

 

나를 미워하며 떠난 사람들 때문에

자주 갈증이 났다.

그래서 날마다 마음에 샘물을 팠다.

얕게 팠는지

해가 뜰 때에는 금방 말랐고

비가 올 때에는 모래와 함께 무너지기도 하였다.

 

피던 꽃들이 와서는 하고 비웃고 가고

지나던 새들이 하고 비웃고 가고

안면 있는 얼굴들이 하며 스쳐 가도

선한 생각으로 샘을 팠다.

쓴 물이 나서, 메웠다가 다시 팔 때에는

미워하며 샘을 팠다.

 

일생을 다하여도 파지 못할 것 같아

가슴을 텅텅 치며 하늘을 우러러볼 때

가슴속 어딘가에서도 텅텅 소리가 따라 나왔다.

궁금해서 몇 날을 굶어가며 파고 또 파 들어가다가

어둠 속 바닥에 깔려 있는 반석을 발견했다.

 

미움의 세월이 몰래 만들어낸 저 단단한 반석

깨뜨려야만 버릴 수 있는 저 무거운 바윗덩어리

나는 핏대를 세우며 망치로 반석을 쳤다.

~” “~” “~” 하는 순간,

! 깨진 틈에서 터져 나오는 이 물, 이 샘물

! 미움이 깨질 때에 나오는 이 생명의 물

 

꽃과 새와 해와 달과 얼굴들

깨진 그릇처럼 떠난 이들을 날마다 불러 모으리라.

반석의 샘을 지닌 이 몸 

 

계간 시산맥2022년 봄




정유화시인.jpg


1962년 경북 선산 출생

1987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떠도는 영혼의 집

청산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 『미소를 가꾸다』 

2004년 중앙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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