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로서의 질병 / 이현승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은유로서의 질병 / 이현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7회 작성일 16-01-08 09:46

본문

유로서의 질병

 

   이현승

 

 

다시 태어난다면 하고 생각해 본 적 있지만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후회가 없는 사람은 없고

우리는 모두 실패한 적이 있지만,

그래서 실패의 기원으로 가서

기원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터미네이터-T1000의 일이겠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유감스럽게도

액체 금속이나 최첨단 나노 갑주도 없이

기껏 두부처럼 무른 살가죽만 걸치고 태어나야 한다.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빨거나 쥐는 것,

먹고 싸고 울고 웃는 게 전부일 뿐이며

 

더욱이 우리에겐 기억이 없을 것이므로

시간을 거슬러,

마땅히 되돌아온 이유를 모르는 우주 전사의 처지란

기실 우주 미아와 같을 것이다.

 

나는 전생을 믿지 않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철두철미한 현실주의자이지만

코끝 벌름거리게 하는 간지러운 봄바람에 날려

막 암술에 도착한 꽃가루 같은 생을 생각하니

삶이란 늘 의미에 목말랐던 것이다.

 

미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란 속류 쾌락주의자이며

진정한 미래주의자는 비관주의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꽃가루만큼이라도 의미가 필요하다면

처세의 철학보다는 파산이나 암 선고가 더 빠를 것이다.

 

암술에 도착한 꽃가루란 하나의 기적이다.

다시 해 볼 것도 없이.

 

 

1973년 전남 광양 출생
1996년<전남일보>신춘문예 당선
2002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 수상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 『아이스크림과 늑대』『친애하는 사물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5건 2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 0 11-30
2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9 0 12-02
2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2 0 12-01
2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2 0 12-02
2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1 0 12-03
2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4 0 12-03
2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6 0 12-04
2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4 0 12-04
2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3 0 12-07
22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1 0 12-07
22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4 0 12-08
22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9 0 12-08
22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5 0 12-09
22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8 0 12-10
22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2 0 12-09
22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6 0 12-10
22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4 0 12-11
22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3 0 12-11
22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7 0 12-14
22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2 0 12-14
22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1 0 12-15
22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7 0 12-15
22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6 0 12-16
22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4 0 12-16
22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4 0 12-17
22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5 0 12-17
22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0 0 12-18
22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2 0 12-18
22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5 0 12-21
22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0 0 12-21
22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8 0 12-22
22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6 0 12-22
22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6 0 12-23
22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7 0 12-23
22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7 0 12-24
22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1 0 12-24
21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0 0 12-28
21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3 0 12-28
21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54 0 12-29
21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9 0 12-29
21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2 0 05-31
21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2 0 12-30
21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8 0 12-30
21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5 0 12-31
21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5 0 12-31
21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9 0 01-04
21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1 0 01-05
21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0 0 01-05
21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4 0 01-06
21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2 0 01-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