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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먼저 / 고증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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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9회 작성일 22-03-03 12:57

본문

슴이 먼저

 

  고증식

 

 

딸아이와 한바탕하고

가방 싸서 집 나간 엄마

그래 나 없이 어디 잘살아 봐라

되는대로 몇 자 적어 놓고

참말이지 삼대 구 년 만에

훌쩍 친정집 기차 탄 엄마

나쁜 가시나

돈 처들여 키워놨더니

따박따박 따지고 들기나 하고

사과 안 하면 내 절대 오나 봐라

딸도 엄마도 며칠째 신경전인데

가시내야, 그게 아니란다

니들은 머리로 엄말 대하지만

엄만 가슴이 먼저란다

늘 그게 먼저란다

 

고증식 시집 얼떨결에(걷는사람, 2019)



kojeungsik_150.jpg


1959년 강원도 횡성 출생

1994년 한민족문학》 4집으로 시문단에 나옴

시집으로 환한 저녁』 『단절』 『하루만 더얼떨결에

시평집 아직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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