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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에 / 최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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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9회 작성일 22-03-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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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최광임

 

 

달이 기우는 곳 산골로 따라가

그만그만한 언덕배기 너와 나

맞배지붕으로 앉아 한 계절만 살았으면 해

마당에는 산벚꽃나무를 옮겨 심고

복사꽃 꺾어 나비 한 마리 잠재워 두고

처마 밑 풍경에 달을 매달아 놓는 거야

밤새도록 기울지 않는 달이 뎅그렁뎅그렁 울고

비가 와도 지지 않는 꽃잎 등불 삼아

고즈넉한 눈으로 너를 읽었으면 해

도란도란 사르트르와 보바리를 이야기 하다가

돌돌 흐르는 도랑물에 귀를 담그고

정갈한 언어로 붉은 버찌 수태시켜

잠에서 깨어나는 나비를 타고

주름지지 않는 세월 유영했으면 해

 

최광임 시집 내 몸에 바다를 들이고(모아드림, 2004)



ä~1.JPG


전북 부안 출생  

2002년 시문학》 등단

1987년 진주개천예술제 연극부문 최우수 연출상 수상

시집 내 몸에 바다를 들이고』 『도요새 요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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