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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 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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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9회 작성일 22-03-29 13:31

본문

형제간

 

  유용주

 

 

겨울 신무산에서

고라니똥을 만났다

 

쥐눈이콩처럼 반짝이는

무구한 눈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완벽한 채식만이

저 눈빛을 만들 수 있으리라

 

쌓인 눈 위에 찍힌 황망한 발자국들……

똥 누는 시간마저 불안했구나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다

나도 그저 한 마리 채식동물에 불과한데

 

미안하다,

미안하다…… 

 

유용주 시집 서울은 왜 이렇게 추운겨(문학동네, 2018)



유용.jpg

 

1991년 창작과비평』 등단

시집 가장 가벼운 짐』 『크나큰 침묵』 『은근살짝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쏘주 한잔 합시다』 『아름다운 얼굴들

장편소설 마린을 찾아서』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보고』 

1997년 제15회 신동엽 창작기금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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