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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 이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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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4회 작성일 22-04-03 19:50

본문

허공

  – 소파

 

   이진명

 


네가 소파구나

네가 소파라는 거구나

 

허공에서는

태어나지 못할 게 없다

창조되지 못할 게 없다

 

허공은

좋이 6인용은 될 기역자 소파를 척 만들어내고

말도 안 되는 장소에다 말도 안 되게

육중한 그 커다란 기역자를 척 앉혀야 한다

 

어떻게 어떻게

이고 지고 메고 끌고 찻길 없는 산속 길로

해발 600미터 뱀이 노는 산속 길로

나뭇가지 부러뜨리며 덤불에 미끄러지며

 

누구한테 누구한테

산속에서 비뚜름 흙집 짓고 사는 자연인한테

마지막으로 깊은 병 다스려 보자고

홀로 산에 든 오십줄 여자 자연인한테

 

어인 날 찾아온 방문객

자연인은 회심의 미소로 일명 소파 방

무섭도록 정온한 따로 된 방 열어 보였는데

오직 커다란 소파 하나만이 신물(神物)처럼

떨리도록 소파 하나만이 생물(生物)처럼

 

방문객 선 채로 말문 막히는데

자연인은 쓰다듬는다 둥글게 둥글게 소파를

소파에 앉지 않고 바싹 바닥에 앉은 채 미소 띠며

소파의 살을 살의 귀퉁이 귀퉁이까지를

 

이게 소파구나

소파가 이런 거구나

 

허공에서는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사랑하지 못할 것이 없다

사랑의 말 발설치 못할 까닭이 없다

눈이 뚱그레질 영문 모를 일이란 없다

 

허공은 건강해서 가없이 미소 띠며 영원을 간다

소파를 소파라 감탄하며 어루만지고 쓰다듬으며 간다

 

소파 방 자연인은 허공에다 근황을 알렸다

산 먹고 산에서 일하고 산 기대 쉬다 산 덮고 잠들기 6년차

차수가 아직 두 자릿수에 못 미친 한 자릿수지만

건강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문장웹진20223월호

 


 

 

1955년 서울 출생
1990년 《작가세계》등단
시집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 』
『 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단 한 사람 』『세워진 사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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