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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녁의 풍경 /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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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8회 작성일 22-04-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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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저녁의 풍경

 

​     이시영

 

 경의선 철길공원 이면도로, 그러니까 용문시장 가는 길에서 저보다 많은 짐을 실은

소형 트럭과 배달 오토바이가 부딪쳤다. 짐차는 옆으로 고꾸라져 한쪽 바퀴가 들려 있고,

오토바이 헬멧은 날아가고 비닐 랩 속의 음식들이 거리에 왈칵 쏟아졌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어둑한 길 위에서 청년은 코피가 흐르는 얼굴을 다리 사이에 묻고 울고, 트럭의

사내는 절뚝이며 다가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때마침 삼성래미안아파트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년 여인이 다가와 다친 데는 없느냐? 병원 먼저 가봐야지 않느냐?”며 달래도 

두 사내는 이번 생을 여기서 아예 접어버리겠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는데, 아까부터 청년의 바지 뒷주머니에선 핸드폰 벨이 다급하게 울린다.

 

​―웹진 같이 가는 기분2022년 봄호



ㅇㅅㅇ.jpg

1949년 전남 구례출생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69년 <중앙일보신춘문예 당선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 수상

시집으로 만월』 『바람 속으로』 『길은 멀다 친구여』 『이슬 맺힌 노래

무늬』 『사이』 『조용한 푸른 하늘』 『은빛 호각』 『바다 호수』 『아르갈의 향기

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호야네 말

시선집으로 긴 노래짧은 시』 『하동』

만해문학상백석문학상정지용문학상동서문학상현대불교문학상지훈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박재삼문학상 등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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