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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드럽다는 건 / 이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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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1회 작성일 22-04-12 20:03

본문

정말 부드럽다는 건

 

  이규리

 


토마토를 구워보면

구울수록 더 부드러워져서는

눈물이 많아져요

 

구운 토마토를 당신에게 주고 싶어요

 

이후의 모습들은 저렇게 무른 모습이 좋겠어요

 

생각들이 뜨거워지고

제 소리를 제가 알지 못하고

당신은 가방을 메고 종일 먼 곳을 헤매니

 

구운 토마토를 먹으면

눈가가 붉어져서는

문득 오래전 잊고 있던 내용을

돌아다볼 듯해요

 

제 안의 독소를 빼내주시니

 

우리, 단단함에 대해 적을 것이 아니라

하염없이 무너지도록

 

힘쓸 일이 없도록

 

아침엔 토마토를 구워요

 

당신을 당신 바깥으로 놓아보아요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18월호


 

 

경북 문경 출생
1994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
시집 『앤디워홀의 생각 』『뒷모습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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