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 박완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꾸역꾸역 / 박완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1회 작성일 22-04-14 15:26

본문

꾸역꾸역

 

   박완호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또 저녁이 온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또 떼거리로 몰려온다. 지하도에서 횡단보도에서, 막힌 유리병 속에서 들끓어

오르는 날 선 감정의 거품들. 불감증 앓는 사람끼리의 연애처럼 비릿해지는 

초저녁 햇살이 나뭇잎들을 애꿎게 건드릴 때마다 문득문득 소멸의 감각이 

꿈틀거린다. 찬란한 단말마를 토하며 아스팔트 바닥에 고꾸라지는 그림자들

휘황찬란한 불빛에 가려진 무표정한 얼굴들. 아무도 없는데 사방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어디서 누가 날 부르기라도 하는 걸까? 앞서가는 이의 어깨를

건드리는 흰 손가락처럼, 떠나보낼수록 자꾸 가까워지려는 연애처럼, 아무것도

아닌 나를 일으켜 세우며 어떻게든 지금을 견디라고 부추긴다. 꾸역꾸역,

그렇게 아무도 없이, 아무것도 아닌 채로 나는 이곳에서의 나날을 살아내야만 한다.

 

박완호 시집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북인, 2022)



pakwh.jpg


충북 진천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1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내 안의 흔들림』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기억을 만나 적 있나요?』 
누군가 나를 검은 토마토라고 불렀다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동인시집 『유월 가운데 폭설이』 『아내의 문신』『너무 많은 당신』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5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2 02-24
2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0 1 05-25
2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 0 02-15
2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 0 01-24
2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 1 05-27
2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11-30
2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7 0 01-27
2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0 12-20
2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1 03-08
2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 03-04
2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1 11-29
2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11-29
2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1 05-01
2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 1 01-27
2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 1 02-02
2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 1 02-06
2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 1 12-28
2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1 01-02
2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1 01-04
2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7 0 12-20
2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3 02-11
2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1 01-01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2 0 04-14
2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1 11-21
2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0 11-29
2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1 04-19
2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 01-30
2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2 02-09
2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 02-16
2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 03-17
2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 06-17
2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1 11-15
2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1 11-28
2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 11-27
2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2 06-15
2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21
2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 11-22
2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0 11-21
2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1 01-03
2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1 03-23
2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1 04-05
2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 12-09
2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 0 04-26
2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0 03-31
2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1 01-12
2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0 04-27
2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2 02-06
2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1 02-18
2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1 06-07
2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5 1 01-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