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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1 / 서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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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9회 작성일 22-04-17 21:26

본문

기시감.1

 

  서문기

 


시력이 여전히 좋지 않다.

 

무심코 흘려버린 기억이 내 주위를 돌아 정신 산란하게 할 때,

빈혈은 바리케이드를 치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아이가 할머니! 할머니! 문 좀 열어 주세요!


방에서 대문까지 문을 열어주기까지의 시간의 잔주름이 꾸무럭거리는 것 같다.


흘낏, 창 넘어 넌지시 보려는데,

흐릿한 게 유리창 습기가 진물 흐르듯 주르르 미끄러진다.

, 내 머리숱이 빠져나가는 듯 보였다.


지난 회상이 코를 벌름거리다 냄새가 없다는 걸 알고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려는 모습이다.


아이는 기다리다 에잇! 하고는, 발걸음이 동네 놀이터나, 허방으로 향할 것 같다.


내 머리는 어지럽기 시작한다, 안갯속을 헤매다 보이지 않을 때,

돌아선 저 아이가 벽을 스윽 타고 들어와 나에게 입힌다.


40여 년 전 늦은 밤 책가방 맨 그대로 문밖에서

할머니, 할머니 문 좀 열어주세요.

둥글둥글 얼룩진 다크블루빛 소리가 들린다. 

 

2021년 미래시학작가회 작품집2가온누리

  


 

2015년 계간미래시학》 시 등단

2018년 계간좋은시조》 시조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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