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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봄밤 / 고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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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1회 작성일 22-05-05 21:24

본문

부석사 봄밤

 

고두현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가만히 손 대고 눈 감다가

일천이백 년 전 석등이

저 혼자 타오르는 모습

보았습니다.

하필 여기까지 와서

실낱같은 빛 한줄기

약간 비켜선 채

제 몸 사르는 것이

그토록 오래 불씨 보듬고

바위 속 비추던 석등

잎 다 떨구고 대궁만 남은

당신의 자세였다니요.

 

고두현 시집,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랜덤하우스중앙, 2005)


 

고둫현.jpg


1963년 경남 남해 출생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늦게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마음 필사』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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