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 신용목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연애 / 신용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1회 작성일 22-05-14 20:27

본문

연애

 

  신용목

 


비 오는 풀숲에 들면 알게 되는 것이 있다 비 갠 풀숲에서는 다시 모르게 되는 것들

이를테면

, 비를 잠시 눕혀놓았을 뿐 이를테면

물속으로 사라지는 것

태양이 먼 능선에 허물로 벗어놓은 구름, 그러나 공원에 함께 온 너는 모른 척한다 아는 것을

다시 모르는 것을

 

그치다, 라는 말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오래 가지 않는다 잠에서 깨어난 사람의 눈에 잠시 남아 있는 꿈에서 본 슬픔

 

다시 오월이다 작년 오월도 다시 오월이었지만

작년이 되었고, 지금 구 도청 분수대는 공사 중이다

분수가 씻어주던 허공을 기계로 고치는 중이다, 오래전 오월 보름 동안 나는 전자공장에 다녔다

초록색 트랜지스터 단자 하나를 기판에 제때 꽂지 못해 컨베이어를 따라 빙빙 돌다가 넘어졌고

모두가 웃었다

소형 텔레비전을 만드는 곳이었는데

얼굴이 지직거렸다 안테나 좀 돌려봐, 비 오는 날 지붕에 나를 올려보내놓고는

왼쪽으로 아니 오른쪽 소리치던 형들처럼 그래도

 

지직거리던 브라운관처럼

모두가 웃었다

 

여전히 돌아가는 컨베이어 앞에 앉아 내 몫의 단자까지 너댓 개를 끼워넣던 누나가

미안하다며, 발가락 끝에 끼고 슬쩍 들어보이던 분홍색 슬리퍼 한 짝

 

신발은 흠씬 젖어 있었다 마른 풀 몇 가닥 바지에 붙어와 산책로를 함께 걸었다

편의점 문을 열고 나온 알바생이 차양을 들어 고인 물을 흘려보냈다, 사람은 비를

잠시 세워놓은 것 같다 가끔씩 흘러내린다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24월호

 


 

04825968_20080116.jpg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2000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아무 날의 도시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19회 백석문학상18회 현대시작품상14회 노작문학상

2회 시작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693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84 2 07-19
26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1 06-24
26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1 06-24
26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6-23
26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6-23
26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6-23
26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1 06-20
26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1 06-20
26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1 06-20
26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1 06-17
26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1 06-17
26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1 06-17
26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2 06-15
26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2 06-15
26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2 06-15
26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6-14
26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6-14
26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1 06-14
26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06-07
26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06-07
26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1 06-07
26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06-06
26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06
26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6-06
26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 06-02
26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 06-02
26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1 06-02
26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06-01
26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6-01
26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 06-01
26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 05-30
26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05-30
26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0 05-30
26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1 05-25
26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 05-25
26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1 05-25
26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1 05-23
26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1 05-23
26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1 05-23
26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1 05-18
26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0 05-18
26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 05-18
26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0 05-14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05-14
26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 05-14
26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1 05-10
26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05-10
26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1 05-10
26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2 05-05
26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 05-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