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가족 / 김 안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물의 가족 / 김 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08회 작성일 16-01-19 09:43

본문

의 가족

 

김 안

 

 

물의 몸을 감싸 안고 있던 긴 팔들이

물 바깥으로 기어 올라올 때, 그제야

우리는 서로의 목을 쥐고 있던 손을 놓았던 것일까.

그렇다면 지금 내 손은 누구의 목을 향해 기어가고 있는 것일까.

늙은 잡부들의 쉴 새 없는 엉덩이처럼

힘없이 늘어진 해는 지고

또 지기만 하고

우리는 패배와 실패를 구분하지 못하고

이 목에도,

이 손에도

애시당초 계급이 없었다면 빈곤이 없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더 솔직할 수 있었을까.

그리하여 하얀 물이 제 몸을 짓찢어 붉을 수밖에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을 무어라 불러야 할까.

십일월, 얼음벽이

우리의 손가락을, 입 맞추던 우리의 혀를 죄다 끊어가 버린다고 해도

그 긴 팔이 우리를 한데 껴안고

물의 음낭 속으로 회향(回向)할 때까지

우리는 역사일 수 있을까.

밤이 되어도

조국의 별은 빛나지 않고

조국의 물은 흐르지 않지만

잠든 가족의 눈동자 속에 흐르는 비열한 생활의 전해질들,

그것들에 실려 온 무감의 피륙들을 뒤집어쓰고 선

제 스스로 기어 나와

모든 잠든 가족의 목을 조르는.

 

 

 

본명 김명인

1977년 서울 출생

2004현대시로 등단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집오빠생각』『미제레레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2건 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8 0 10-08
29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6 1 09-10
29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6 0 02-02
29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4 0 11-18
29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4 0 01-15
29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4 0 08-14
2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3 0 01-28
29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2 1 09-09
29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9 0 11-23
29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8 0 01-21
29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5 1 08-19
29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0 0 02-05
29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1 0 08-04
29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9 0 02-18
29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0 0 02-17
29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9 0 01-08
29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5 2 08-07
29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4 0 11-24
29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1 0 10-05
29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0 1 09-09
29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0 2 08-24
29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7 0 11-19
29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7 0 01-05
28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9 0 05-17
28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6 0 03-04
28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1 0 01-20
28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1 0 02-01
28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0 1 08-11
28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8 0 11-30
28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2 0 11-05
28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0 0 11-02
28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7 0 09-30
28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7 0 10-15
28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7 0 03-16
28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6 0 02-01
28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5 1 09-04
28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5 0 05-11
28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3 0 01-08
28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1 0 10-21
28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1 0 12-11
28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9 0 12-01
28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4 0 10-21
28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 0 11-24
28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 0 03-22
28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 0 03-25
28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 0 08-12
28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9 0 11-30
28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8 0 10-23
28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1 0 09-02
28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0 0 05-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