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 전갈 / 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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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0회 작성일 22-06-01 18:33본문
조심해, 전갈
손현숙
내가 장래 희망을 이야기 하자 누가 깨진 이빨처럼 킥킥 거린다 희망보다는 장래 쪽에서 고개를 갸웃, 갸웃 한다 나는 모르는 척, 유유하게 꼬리를 자르고 도망친다
나는 이제 내일을 이야기 하면 웃기는 사람 아무도 내 나이를 묻지 않는다 그건 내가 이미 송두리째 들켰다는 거, 신기루처럼 무대에서 흐려졌다는 말씀
그러나 저는 모르고 나만 아는, 생은 누구나 봉투를 뜯는 순간 생돈이 줄줄 새는 생피 팔아치우는 장사라는 거, 누가 밑천이 바닥난 봉투 앞에서 즐거울 수 있을까마는,
세상에 졌다는 전갈이 빠르게 허벅지 안쪽으로 기어 들어온다 웃을까, 울을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멀쩡하게 숨을 쉬는 내 코앞에서 검지로 콕 집어 나를, 기어이 똑똑해야 직성이 풀리겠니, 넌?
―웹진 《같이 가는 기분》 2022년 봄호
서울 출생
신구대학 사진과와 한국 예술신학대학 문창과 졸업
1999년 《현대시학 》등단
<국풍> 사진공모 수상,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수상
시집 『너를 훔친다』 『손』 『일부의 사생활』
사진 산문집 『시인박물관』 『나는 사랑입니다』 『댕댕아, 꽃길만 걷자』
연구서로 『발화의 힘』 『마음 치유와 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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