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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인의 초상화 / 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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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5회 작성일 22-06-0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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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인의 초상화

 

  고경숙

 

  자 새 옷을 갈아입고 저기 앉아


  여자는 하얗게 빨아 다려놓은 옷을 건네받았다 유모는 손수 터번을 둘러주었다 서너 번 꼬아 찔러 넣은 매듭 아래로 나풀나풀 바람이 흘러내렸다 카리브해를 닮은 실크 드레스가 걸쳐진 의자를 어제 공들여 닦을 때만 해도 자신이 앉으리라 생각 못 했던 듯, 망설이는 그녀에게 성큼성큼 시월이 다가와 앉혔다


  멀리서 까딱이는 붓끝이 드레스 매듭을 풀었다 금지된 구역, 검은 어깨는 노예선을 타던 바다처럼 흔들렸다 다시 붓끝이 말했다 드레스를 가슴 아래로 내려 봐 시간이 걸렸다 붓끝은 유모를 바라봤다 유모는 여자의 검은 유방을 한 움큼 쥐어 꺼내 놨다 여자는 왼팔에 힘을 주고 가까스로 드레스를 잡았다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볼때기에서 피가 나는 것 같았다 붓끝은 여자의 눈동자와 앙다문 입술과 겨드랑이에 꽉 붙인 팔과 유방을 오래오래 보았다

 

  뽀얗게 덧칠한 젖가슴쯤에서 계절이 멈췄다

 

  여자의 손에 은브로치가 들려졌다

 

  *마리 기욤 브누아의 그림.

 

고경숙 시집, 허풍쟁이의 하품(시산맥, 2020)




 

1961년 서울 출생  
2001년 계간 《시현실》등단  
시집 『모텔 캘리포니아』『달의 뒷편』 『혈穴을 짚다』『유렁이 사랑한 저녁』

 허풍쟁이의 하품』 등 

1999년 제 4회 하나.네띠앙 인터넷 문학상 대상  
2000년 수주문학상 우수상  

2012희망대상(문화예술부문)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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