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용역노동자들의 선언 / 송경동 > 오늘의 시

청소용역노동자들의 선언

   송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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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신들의 집과 건물이

깨끗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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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우리를 대하는 당신들의 인성도

깨끗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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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신들의 삶과 생활이

더 윤택하고 빛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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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우리가 받아야 할 대우도

환하고 기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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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예나 종이 아닙니다

당신과 나의 권리는 서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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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불의를 바르게 정돈하고

잘못된 구조와 모순을 뜯어고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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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쓸겠습니다

당신은 닦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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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우리가 치워야 할 쓰레기가

당신들이 아니길 바랍니다​

―송경동 시집,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창비, 2022년)

1967년 전남 보성 출생

2001년 《실천문학》 《내일을 여는 작가》 등단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산문선집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등 다수

제29회 신동엽창작상, 제6회 김진균상

제12회 천상병 시문학상, 제16회 고산문학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