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삶 / 이장욱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극적인 삶 / 이장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6회 작성일 22-06-27 20:20

본문

극적인 삶


  이장욱

 


막이 내려올 때는 조용한 마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후의 해변이나

노인의 뒷모습 또는

혼자 깨어난 새벽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여전히 말의 눈을 찌르는 소년이었다.

요한의 목을 원하는 살로메였고

숲을 헤매는 빨치산이었다.

세일즈맨이 되어 핀 조명이 떨어지는 무대에서

독백을


여러분, 인생에는 기승전결이 없다.

코가 큰 시라노는 여전히 편지를 쓰고

빨간 모자를 쓴 늑대는 밤마다 문을 두드리고

맥베스는 예언에 따라 죽어가는 것


추억에 잠겨 혁명을 회고하는 자들은 이미

혁명의 적이 된 자들이지.


겨울 다음에는 가을이 오고 가을 다음에는

영구 미제 살인 사건이 시작된다.


우리는 결국 바냐 아저씨처럼 쓸쓸할 거예요.

고도를 기다리며 영원히

벌판을 떠돌겠지요.

자책하는 햄릿과 함께


드라마틱한 삶이란 출장 일과 두 시간짜리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인데

카라마조프는 검은 피와 택하신 자들이라는 뜻인데

인형의 집에서는 드디어 노라가 뛰쳐나오고

에쿠우스의 주인공은 자신의 눈을 찌르며 외친다.

머리가 열 개인 말들이여, 눈이 백 개인 말들이여, 반인반마의 신들이여!


붉은 막이 등 뒤로 내려오자

나는 배꼽에 두 손을 모으고 깊이 몸을 숙여

인사를 했다.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객석의 어둠 속에서 모자를 깊이 눌러쓴 살인자가

물끄러미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계간 문학과 사회2022년 봄호




b014cb926983c119ae0d1839afcd65f1_1545791316_38.jpg

 

1968년 서울 출생 
고려대 노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잠 속의 모래산』『정오의 희망곡』『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8건 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1 12-14
27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0 12-13
27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1 12-28
27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0 02-20
27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1 06-28
27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4 1 11-10
27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1 05-20
27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7 1 12-26
27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1 1 01-01
27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 1 05-28
27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 0 04-28
27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 2 11-13
27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11-07
27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5 0 01-07
27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0 12-02
27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3 02-11
27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6 1 06-07
27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7 0 01-09
27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1 12-29
27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0 11-14
27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1 12-09
27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1 12-13
27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11-09
27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0 12-18
27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1 12-29
27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3 0 01-25
27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3 1 11-29
27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5 0 11-23
27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5 1 06-20
27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6 0 02-17
27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6 0 06-30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1 06-27
27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0 01-25
27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0 11-16
27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0 12-20
27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0 01-25
27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3-20
27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02-24
27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11-21
27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0 0 12-09
27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 0 02-04
27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 0 12-05
27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 1 01-01
27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02-15
27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2 0 12-23
27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3 1 12-26
27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6 1 11-24
27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6 1 05-27
27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7 1 04-20
27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7 1 12-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