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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깃꼬깃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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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0회 작성일 22-06-30 20:57

본문

꼬깃꼬깃

 

   이재훈

 

뒷주머니에 접어 넣은 낡은 지갑.

가방 속에 넣어둔 쓰다만 시.

여행 가방 깊숙이 넣어둔 수영복.

딸아이에게 못 전해준 미안하다는 말.

경조사 봉투에서 넣었다 빼는 오만 원 한 장.

안주 없이 생맥주만 시켜도 되는 단골 노포.

두근거리는 이에게 보내다 만 문자메시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하는 반 토막 난 주식.

우편함에서 몰래 꺼낸 세금 미납 고지서.

서랍 깊숙이 넣어둔 우울증 처방약.

어쩌면 이 세계의 전부인 꼬깃꼬깃 

 

계간 시마(詩魔)11(2022.03)


1_shjm91.jpg


중앙대학교 문학박사 

1998현대시등단

시집 명왕성 되다』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생물학적인 눈물』

문학이론서 부재의 수사학』 『딜레마의 시학』 『현대시와 허무의식

대담집 나는 시인이다』 

2012년 한국시인협회상8회 젊은시인상, 2014년 제15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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