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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낭만 밤바다 / 박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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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22-07-07 11:26

본문

수 낭만 밤바다

 

   박철영

 

 

찰랑찰랑 파도에 좋아

쉬이 맘 드러내지 마라

바닷속 감춰진 파랑은 교묘한 것

욕진 밑창 뒤집으며

속 창아리 없이 다 퍼준 뒤

말도 없이 매몰차게 떠난 뒤태를

한없이 바라봐야 한 심사는 환장인거지

들물 따라 돌산 머리 확 밀쳐버리고

내 앞에서 이내 멀어졌지만

떠꺼머리로 마음 잡고 잘 되길 빌며

한 시도 널 내친 적 없다

여수 끝자락 망망한 불빛을 보며

간발로 놓쳐 따라 건너지 못했지만

밀친 바다를 탓하지 않겠다

파도 찰랑댈 때마다

스스로 무뎌진 칼 등을 돌려

자란 머리카락을 잘라낼 때마다

내 어딘들 편하겠느냐

잊겠다 떠나버린 꽁무니를 되돌려

다시 돌아오지도 않겠지만

부질없는 짓이려니 하며 탓하지 않겠다

첨벙첨벙 던진 말들이 살아나도

총총한 윤슬 슬어 달래듯

후회한다는 내색 않겠다

 

계간 시와문화2022년 봄호


 

1961년 전북 남원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

2002년 현대시문학》 등단

2016년 인간과 문학》 평론 등단

시집 비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월선리의 달』 『꽃을 전정하다

산문집 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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