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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양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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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5회 작성일 22-07-19 21:06

본문

사랑

 

  양애경

 

 

둘이 같이 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문득 정신 차려 보니

혼자 걷고 있습니다

어느 골목에서 다시 만나지겠지

앞으로 더 걷다가

갈증이 나서

목을 축일 만한 가게라도 만나지겠지

앞으로 더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참 많이도 왔습니다

인연이 끝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간다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온 길을 되짚어 걸어가야 합니다

많이 왔을수록

혼자 돌아가는 길이 멉니다

​​​―나민애 엮음, 내게로 온 시 너에게 보낸다(밥북, 2019)



11.jpg


1982년 <중앙일보신춘문예 등단

시집으로 불이 있는 몇개의 풍경』 『맛을 보다』 『내가 암늑대라면

사랑의 예감』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 

2012년 제19회 한성기 문학상 수상

10회 애지문학상 수상

2002년 충청남도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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