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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의 시간 / 한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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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4회 작성일 22-07-31 20:26

본문

구나무의 시간

 

   한길수

 

나무의 심장소리를 옮겨 놓으면

흐르는 물에서도 나이테가 자랄까

작은 웅덩이에 나뭇가지 서 있다

평생 떠나보지 못한

나무의 발목에 졸졸졸이 차오르고

고요의 마음이 숨결처럼

웅덩이에 잔물결을 일으킨다

물결이 일렁이자

하얀 뭉게구름이 부레가 되고

가랑잎은 지느러미로 변하더니

옹이는 실눈이 되어 주위를 살핀다

나이테가 둥근 파장을 만들고

파장은 물고기의 심장을 깨우는 것이다

물구나무 선 나뭇가지 풍경 속으로

송사리 떼 몰려다닌다

문득, 고요의 생이 흘러가듯

나무의 숨비소리 게절을 건넌다

 

계간 시와경계2019년 겨울호



13214.jpg


1962년 충북 청원 출생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2년 광야》 소설 당선

2004년 현대인》 평론 추천

2005년 시와시학》 시부문 당선

시집으로 붉은 흉터가 있던 낙타의 생애처럼』 

2001년 재외동포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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