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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 / 정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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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7회 작성일 22-08-19 20:50

본문

은자(隱者)

 

  정한아

 

 

주거지에서 죽어지내는 사람을 알고 있다

이렇게 말해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는 슬로비디오로 입꼬리를 올리고 눈가에 주름을 만들며 말할 것이다

그래, 다들 너무 살아 있는 티를 내려 하니까

그는 모두 잠든 밤에 살그머니 문을 열고 나와 사박사박 산책을 한다

배회 고양이가 간혹 멈추어 서서 그의 배회를 지켜본다

그러면 그도 멈추어 서서 배회 고양이의 정지를 지켜본다

봄은 죽어지내기 좋은 계절

밤 산책이 딱 좋은 계절

어린 쥐들이 돌아다니고 작년의 낙엽이 아직 완전히 썩지 않아

비라도 한번 내리면 소생과 부패가 달콤하게 섞여 공기 중에 퍼져나가고

고비에서 날아온 먼지가 눈 시린 철쭉 꽃무리 위에 온화하게 내려앉을 때

몇몇 새들은 비행을 멈추고

촉촉한 지렁이들은 화단을 벗어나 날빛처럼 저 밝은 지옥으로 가고

거주자는 자기 장지에 돌아와 가슴에 손을 포개고

오늘의 잠을 잔다

, 형용할 수 없는 삶과 죽음의

갖가지 너무 다양한 냄새들이여, 이 달콤함이여

태만과 쉬이 구별되지 않는 평화여

 

웹진 비유20219월호

   



junghana-140.jpg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졸업

2006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어른스런 입맞춤울프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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